Child of Solitude


지식 습득과 자료 소실 방지를 위해 발췌한 기사입니다. ▶ 원문보기
예전에는 뮤지션들이 'mp3 다운 받지 말고 CD를 사세요~'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곤 했지만, 요즘은 아예 '뮤지션들에게 있어서 이제 음반이라는 형식은 일종의 '비싼 명함' 같은 것이 되어버렸어요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에서 듀오 '유리상자'의 멤버 박승화가 한 말)'라고 자조적으로 이야기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음반'이라는 형식의 매체가 갖는 위상은 한없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뭐, 저 같은 old-fashioned listener에게는 여전히 음반이 가장 중요한 매체이지만, 대부분의 음악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매체는 이제 mp3라고 하는 무형의 '화일'이죠. LP/Tape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의 매체가 CD라는 디지털 방식의 매체에게 자리를 내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처럼 (물론 요즘 LP가 조금씩 다시 부활하는 조짐이 보입니다만, 예전처럼 대중적인 매체라기 보다는 매니아들을 위한 일종의 보너스 형식으로 발매되고 있죠), 같은 디지털 음원 속에서도 이제 CD라고 하는 유형 매체의 시대는 가고 mp3라는 무형 매체의 시대가 온 것이죠. 그러니 이제는 'mp3 다운 받지 말고 CD를 사세요~'에서 '불법 다운로드 받지 말고 정식으로 댓가를 지불하고 다운로드 받아주세요~'라는 식으로 바뀌었죠.

여전히 미국 (음악시장 규모 세계 1위)이나 일본 (음악시장 규모 세계 2위)만큼 유료 다운로드 방식이 완전히 뿌리내린 것은 아닙니다만, 확실히 이제는 우리나라의 유료 mp3 다운로드 시장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요즘도 조금만 노력하면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예전에는 별로 노력할 필요도 없이 프로그램 하나만 깔면, 혹은 몇몇 사이트 공개 자료실에 들어가면 음악 화일을 그냥 다운로드 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번거롭고 귀찮게 변한 것도 사실이구요. 물론 뮤지션과의 수익 배분 문제 등 몇 가지 난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긴 합니다만...

많은 mp3 사이트들 중에서도 가장 크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소위 'big 3'가 바로 벅스뮤직 (www.bugs.co.kr), 엠넷 (www.mnet.com), 멜론 (www.melon.com) 입니다.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현재 개인적인 사정으로 우리나라 음반을 구입하기가 힘들어서 이 사이트들을 즐겨 이용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big 3의 장단점을 간단히 비교해보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1. 우선 세 개의 사이트 모두 가격의 측면에 있어서는 거의 동일합니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자면...
- 스트리밍 서비스 (실시간 감상)의 경우 한달에 3,000원.
- mp3 다운로드의 경우 한 달 40곡 다운로드에 5,500원, 150곡 다운로드에 9,900원입니다.
- 결합 상품의 경우 40곡+스트리밍은 7,600원, 150곡+스트리밍은 12,000원이네요.
(모든 상품에 세금 10%가 추가로 가산됩니다.)

그리고 자동결제, 즉 한 달 이용하고 자동으로 다시 다음 달 요금이 결제되는 방식을 채택하면 10%를 할인해줍니다. 그 외에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이용권 및 DRM 무제한 이용권 (제가 i-pod을 쓰고 있기 때문에 DRM 이용권은 구매해 본 적이 없네요) 등이 있는데, 일단은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요금 체계이고 세 사이트 모두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동일한 가격 제도를 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용권은 한 달안에 다 써야 합니다. 즉, 내가 40곡 이용권을 사서 30곡만 다운 받고 10곡이 남았다고 해도 한 달이 지나면 이 10곡은 이용권은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어쨌든, 만일 150곡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곡에 60원을 내고 mp3를 다운로드 받아서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니, 굉장히 저렴한 가격입니다. 물론 땅 파봐야 60원 안 나오지만, 불법 다운로드를 위해서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거나 하드 디스크에 무리가 가는 공유 프로그램을 억지로 돌리느니 검색도 쉽고 음질도 보장되는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죠.

다음은 본격적인 비교입니다.


2. 벅스뮤직
장점
- 다운로드 가능한 모든 곡에 320kbps 음질의 mp3 제공: 다른 사이트들 같은 경우 예전 노래는 최대 192까지밖에 지원을 안하는 데, 벅스는 상당히 좋은 음질의 320까지 지원합니다.
- 일부 곡들에 대해서 wav, flac 화일 형식 지원: wav나 flac 화일은 그냥 CD 음질과 동일한 질을 가진 화일 형식입니다. 모든 노래에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새로 나오는 음반들 (특히 가요)은 제법 이 형식을 많이 지원해줍니다.
- 별로 유명하지 않은 노래나 비교적 예전 음반들 음원 보유: 가요도 그렇지만, 특히 외국 음악 쪽에서 현재 절판된 음반이나 국내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음반들의 음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점
-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시 에러가 잦은 편: 최근 서비스 방식을 개선하고 사이트를 리뉴얼하면서 조금 좋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갑자기 먹통이 되거나 다운로드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 일본음악 관련 신작 업데이트가 조금 늦다

총평
- 음원 보유의 측면이나 음원의 질적인 측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사이트입니다. 다만 가끔 버벅대는 에러 덕분에 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3. 엠넷
장점
- 풍부한 영상 자료: 엠넷 케이블 텔레비전과 같은 회사다보니, 다른 사이트들에서는 볼 수 없는 음악 관련 영상 자료가 풍부합니다.
- 예상치 못한 음반들이 있다: 벅스처럼 다양한 음원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의외로 '아니 이런 음반이?!' 싶은 음원들이 있습니다.
- 직관적인 다운로드 방식: 다운로드 프로그램이 일반적인 mp3 구동 프로그램과 비슷해서 다루기가 편리하고 에러가 잘 없습니다.

단점
- 신작 업데이트가 늦다: 다른 사이트에는 다 올라 왔는데 엠넷에만 안 올라오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 앨범 수록곡 중 다운이 안되는 노래가 몇 개 있는 경우가 많다: 저는 앨범 단위로 주로 다운을 받는데, 수록곡 10곡 중 8곡만 다운되고 2곡은 다운 불가.. 이런 식인 경우가 제법 됩니다.

총평
- 가장 무난한 사이트입니다. 벅스와 멜론의 중간 어디쯤?


4. 멜론 장점
- SK텔레콤과의 연계: SK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다보니, SK 텔레콤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겐 이런 저런 금전적인 장점들이 있습니다. 가령, T-membership 포인트로 결재액의 절반을 낼 수 있다던가 하는 방식이죠.
- 신작 업데이트가 가장 빠른 편: 사실 가요는 거의 비슷비슷한데, 해외 음악의 경우는 멜론이 가장 빠르게 업데이트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점
- 해외 사용자 이용 불가: 저작권 관련 문제 때문에 올해 초부터 해외 사용자는 멜론 사이트에 접속 자체가 안됩니다. 저 같이 이런 사이트들을 통해서 국내 음악을 구매하는 해외 거주자에게는 큰 단점이지요.
- 오래된 음반들 잘 없음: 좀 예전 노래들의 음원은 멜론이 가장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총평
-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분들에겐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군요.


5. 여기 나와 있는 사실들은 완벽하게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제가 주관적으로 3개의 사이트를 적어도 석 달 이상은 이용해보면서 직접 느낀 점을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사이트에 '옛날 노래가 별로 없다'라는 문구 같은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이용 후기라는 것이지요. 그냥 '참고 사항' 정도로만 봐 주시면 좋겠네요.

mp3 한 곡에 60원입니다. 음악 좋아하시지만 주머니는 가볍고 CD 잘 안 들으시는 분들, 걍 편하고 쉽게 돈 주고 음악 사서 들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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